올해 1~7월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10채 중 4채는 실거래가가 10억원이 넘는 거래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규제 완화가 동시에 작용한 시장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6일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2만1629건 가운데 39.6%가 10억원 이상 거래(8562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10억 이상 거래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10억원 이상의 거래 비중은 2017년 10% 선을 넘은 11.1%를 기록한 뒤 2018년 12.5%, 2019년 25.6%, 2020년 21.6%, 2021년과 2022년 36.4%로 치솟았다.
지역별로 보면 1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다. 서초구에서 거래된 955건 거래 중 853건(89.3%)이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였다. 서초구 아파트 평균 값 자체가 높은 영향이다.
이밖에 10억아파트 거래 비중은 용산구 86.2%, 강남구 85.5%, 송파구 77.4%, 성동구 67.4%, 마포구 63.9%, 광진구 60.2%, 종로구 57.5%, 강동구 53.9%, 양천구 49.9%, 동작구 49.8%, 영등포구 41.5% 등 순이었다. 강북구는 전체 447건 거래 가운데 5건(1.1%)만 거래가가 10억원을 넘어 가장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낮았다.
10억원 거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대출 규제 완화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도 “강서구에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두채를 모두 처분하고 최근 서울 목동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며 “월세를 받는 게 현금 흐름에 좋긴 하지만 향후 매매가가 더 오를만한 지역으로 옮겨가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입지가 우수한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도 허용되면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