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소형 아파트값이 1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35㎡ 초과 대형 아파트 상승률은 3%대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대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집값이 치솟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작은 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전용 40㎡ 초과~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3.2로 지난해 12월보다 10.41% 상승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8월 매매가격지수를 비교해 산출한 수치로, 조사 대상 면적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전용 60㎡ 초과~85㎡ 이하 아파트값은 7.44% 올라 뒤를 이었다. 이어 102㎡ 초과~135㎡ 이하 5.67%, 40㎡ 이하 5.63%, 85㎡ 초과~102㎡ 이하 3.98%, 135㎡ 초과 3.56% 순이었다. 전용 40㎡ 초과~60㎡ 이하 소형 아파트 상승률이 135㎡ 초과 대형의 2.9배에 달한 것이다.
지난해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전용 135㎡ 초과 아파트값이 연간 11.34% 올라 면적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40㎡ 초과~60㎡ 이하 아파트는 8.79%, 40㎡ 이하는 3.07% 상승했다. 지난해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지역의 중대형·대형 아파트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지난해 서울 집값을 강남 3구와 한강벨트가 이끌 당시 상급지에서는 대형 면적 수요가 강했다”며 “반면 올해는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집값이 따라 오르는 장세가 나타나면서 면적을 줄여서라도 집을 사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된 대출 규제도 소형 아파트 선호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8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로서는 선호 지역을 포기하기보다 면적을 줄여 매입 가격을 낮추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집값과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도 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용 84㎡의 평균 분양가는 19억4000만원으로 20억원에 육박했다. 신축 국민평형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전용 59㎡ 등 소형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단지에서는 소형 아파트 실거래가가 중대형을 웃도는 사례도 나왔다. 서울 동작구 본동 ‘삼성래미안’ 전용 59㎡는 지난달 13일 15억3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전 15억원에 거래된 같은 단지 전용 84㎡보다 3000만원 높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