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해 서울지역 첫 경매시장에서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8일 열린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 5계에서는 한 물건에 수십 명의 입찰자가 몰리는가 하면 감정가를 넘는 고가 낙찰이 나타나는 등 지난해 가을 이후 나타난 과열 양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게다가 아기 울음소리로 인해 경매 진행이 지연되는가 하면 입찰 열기로 인해 한겨울에 에어컨을 가동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이날 동부ㆍ남부ㆍ북부 지방법원에서 일제히 경매가 열려 올해 서울 경매시장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날 경매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 예고 △우량 아파트 물건 부족 △전체 진행 물건 수 부족 등 3대 악재가 겹쳤지만 입찰자 발표(개찰)가 시작된 11시 35분쯤에는 200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했다.
투자자들의 면면은 경매 대중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 동안 경매 법정에서 보기 힘들었던 노인, 애를 업은 아줌마 등도 눈에 띈다.
개찰 시작 후 1시간쯤 지났을까. 감정가 2억2000만원에 처음 경매로 나온 대지 지분 22평짜리 연립 물건인 가락동 혜성빌리지가 3억2310만원에 덜컥 낙찰됐다.
여기저기서 "너무 비싸게 (입찰가) 쓴다"는 푸념이 들려온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무려 146.9%. 이 물건에는 19명의 입찰자가 몰려 `당일 최고 낙찰가율` `최고 경쟁률`의 2관왕을 차지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실장은 "정부가 각종 뉴타운 등 재개발 계획을 쏟아낸 이후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ㆍ다세대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올해도 실수요자위주로 이들 물건에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성내동 빌라를 낙찰받은 주부 김 모씨(37)는 "전세금이 올라 내 집 장만하러 경매에 뛰어들었다"면서 "6개월 만에 방이동과 석촌동 다세대 빌라를 낙찰받아 번 7000만원과 대출을 보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은 52건의 물건이 진행돼 28건이 새 주인을 찾아 낙찰률은 53.8%를 기록했다.
통상 낙찰률 40%를 경매 과열의 기준으로 본다면 다소 과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2주택자 양도세 중과(50%) 시행으로 일반 매물이 부족해 경매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풍선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등록일 : 200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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