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주요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건교위를 통과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공동주택의 분양가격 책정시 택지비와 표준건축비 합산 가격을 초과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이다. 결국 택지비와 표준건축비 변화에 따라 분양가가 결정되므로 원가연동제라고도 한다.
분양가 상한제 9월부터 어떻게 ?
우선적으로 바뀌는 것은 시행 지역이다. 종전 공공택지에서만 시행됐으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다음으로는 전매제한 기간이다. 지금 까지는 25.7평형 이하는 10년, 25.7평 이상은 5년이었던 것이 9월 이후에는 공공택지 내에서는 각각 10년, 7년간 전매가 불가능하며, 민간아파트도 7년, 5년간 전매 할 수 없다.
시장은 어떻게 반응 할까?
1. 9월 전까지 안정세가 계속
일단 9월 전까지는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 기간이 길거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길어 당첨확률이 높은 청약자들은 9월 이후로 내집 마련 시기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못한 청약자들은 9월 이전에 어떻게 해서든 당첨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 할 것으로 보여 일단 기존 아파트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9월 이후가 문제
그렇다면 9월 이후에는 본격적인 하락세가 나타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존 아파트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파트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매수세의 부재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매수자들이 분양시장으로 옮겨간다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이 언제까지 청약만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분양가는 기존 분양물량에 비해 20~3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이 정도라면 누구나 탐나는 조건이다. 내가 원하는 다른 사람들도 원하기 마련. 청약경쟁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면서 당첨은 그 만큼 어려워진다는 애기다.
낙첨자들이 어디로 갈 것인가? 낙첨자들은 다시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옮겨 질 수밖에 없다. 매수세가 있는데 시세가 하락 할 수 있을까?
당분간 조정기간을 거친 후에는 20평형대를 시작으로 다시 거래가 살아 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수자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잠시 매수를 유보한 것이다.
3.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까?
주택의 질 저하를 피할 수는 없을 것 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건설사들의 최대목표는 원가 절감이 될 것이다. 원가가 낮아지면 질이 저하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마감재나 각종 주민들의 편의시설, 주거환경의 쾌적성 등은 건설사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 2007년 9월 이후 지은 아파트는 질이 안 좋아"라는 인식이 매수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이 시기 지어졌던 단지들의 선호도는 그렇지 않은 단지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다.
불법전매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전매기간이 확대됨에 따라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는 기간이 연장된다. 자금 압박은 계속되고 자유롭게 매도할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청약 당첨은 불가능하고 그곳의 아파트를 가지고는 싶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아가서는 재산권 제한에 따른 헌법 소원이 제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해본다.
장기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공급물량 제한으로 인한 아파트 값 급등세다. 과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됐던 1989년~1998년까지와 그렇지 않았던 1999년~2005년까지의 공급물량을 비교해 보면 분양가 상항제를 시행했던 기간의 분양물량이 더 많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써 공급제한으로 인한 급등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1989년과 2007년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1989년 주택 보급율은 70%를 밑돌았다. 1990년 들어서도 72%정도 우리나라는 주택 공급이 절대 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나 2007년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전국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 107%에 달한다. 주택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공급만을 늘리는 시기는 지났다. 1989년과 2007년은 아파트의 수준이 다르고 청약자들의 눈높이가 다르다.
등록일 : 200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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