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올 상반기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연초 대비 0.81%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와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도 주택담보대출과 보유세 등 정부의 규제 강화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반기 부동산시장도 ‘분양가 상한제’, ‘청약가점제’ 등 부동산 정책변화로 전반적인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재건축시장의 개발 기대감이 여전한 데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부동산 개발 공약을 쏟아낼 가능성도 커 집값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격 안정 속 비강남권 약진=1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값은 0.81% 올라 지난해 상반기(13.90%)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연말부터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데다 주택담보대출 강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증가 등으로 신규 주택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던 강남(-1.26%), 서초(-0.55%), 송파구(-1.73%) 등 강남 빅3가 올 상반기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고,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19.64% 올랐던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은 올해 4.12% 떨어졌고, 강남(-3.66%)·서초(-2.45%)·송파구(-4.89%)의 재건축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반면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 기대감이 확산된 비강남권 아파트값은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도봉구의 아파트값이 7.23% 오른 것을 비롯, 서대문(7.06%), 강북(6.13%), 동대문(5.90%), 노원(5.50%), 중랑(5.57%) 등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상승폭이 2∼4배 이상으로 커졌다.
신도시 아파트 매매값은 올 상반기 동안 0.13%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30%나 상승했던 산본은 올 상반기에 1.44% 떨어져 신도시 중 낙폭이 가장 컸고, 일산(-0.69%), 분당(-0.58%), 평촌(0.8%)도 일제히 하락 내지 보합을 유지했다. 수도권은 지난해 9.14%에서 올해는 2.39%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강남 재건축 시장 다시 ‘꿈틀’=하반기 부동산 시장도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 대구 등 일부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에도 불구, 시행 중인 규제가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데다 9월 분양가 상한제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금 부담 및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2기 신도시 등 공급 확대 정책이 본격화됨에 따라 올 하반기 집값 하향 안정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7, 8월 두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 물량(7941가구)보다 4∼5배 많은 3만80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것도 전국 아파트값 안정세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의 각종 개발공약과 증시 과열, 부동산값 저점 논란 등 상승 반전의 여지는 남아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종부세 과세를 앞두고 시세보다 1억∼2억원 이상 빠진 강남 재건축아파트 급매물이 최근 소진되면서 호가가 한 단계 상승했다”면서 “하반기 강남지역 신규물량이 274가구에 그치는 데다 동탄2신도시로 ‘강남 프리미엄’이 재부각되고 있어 다시 매수세가 몰릴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등록일 : 200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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